지원사업

씨네마니아 27회 [더 포스트]

주최자 :
씨네마나아
장소 :
강남 cgv
행사일 :
2018-03-09
조회수 :
1,940

[더 포스트] 

씨네마니아 영화감상회 27회

2018년 3월 9일

강남cgv 

 

 

 

  

 

 

 

스필버그 감독이 만들었다면 안심하고 볼 수 있다는 기대는 이 영화에서도 보상됩니다. 다 알려진 뻔한 이야기인데, 그의 손 안에 들어갔다 나오니 산뜻해집니다. 권력에 맞서 언론의 자유를 지킨 신문 워싱턴 포스트를 다룬 이 영화의 출연 배우 역시 짱짱합니다. 톰 행크스(벤 브래들리 편집국장 역)와 메릴 스트립(사주 역)의 연기에는 역시...” 하게 됩니다.

더 포스트는 물론 워싱턴 포스트를 말합니다. 이제 디지털 세계의 공룡 아마존에 넘어갔지만, 종이신문의 황금기에 우뚝 섰던 신문이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아직 이 신문이 그 만한 위치에 있지 않고 경영면에서도 안정적이지 않은 때에 일어났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의 벤 브래들리 편집국장은 뉴욕 타임즈가 국방부 비밀문서를 입수하여 미국의 역대 정부들이 베트남 전쟁의 실상에 대해 속여왔음을 폭로하자, 온갖 노력을 다하여 이 국방부 문서를 입수하도록 합니다. 여기서 유능한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이 좀더 상세하고 광범위한 실상을 캐냅니다. 그런데 정부의 고발로 뉴욕 타임즈는 법원의 보도 중지 결정을 받아 더 보도하지 못합니다. 이제 포스트가 정부의 완강한 반대와 협박에 굴할 것이냐, 또 전 고위직과의 오랜 친분이 단절되는 것을 감수하느냐, 아니면 의연히 보도하여 언론 본연의 길을 가느냐를 놓고 선택해야 합니다. 경영주 캐서린 그레이엄은 고민합니다. 보도할 경우 최악의 경우 신문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결단을 내려 보도하기로 했으나, 포스트에 문서 제공한 이가 뉴욕 타임즈에 제공한 이와 같은 인물이라는 것이 알려집니다. 이는 보도가 바로 법원의 결정에 맟서는 불법행위가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미 신문 편집이 끝나 버튼만 누르면 기사 실은 신문을 윤전기가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경영주는 두 번째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회사 존망이 걸린 문제라 주주와 이사들이 보도를 극구 말립니다. 경영주는 마침내 인쇄하기로 결정했다고 편집국장에게 알립니다. 버튼을 누르는 권한은 편집국장에게 있습니다. 그가 버튼을 누르자 부저 소리가 울리고, 기다리던 담당자가 윤전기를 작동시킵니다. 신문이 쏟아져 나옵니다. 편집국에서는 기자들이 환호합니다.

 

사법부는 헌법에 규정된 언론 자유를 수호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일로 높은 신뢰를 얻습니다. 캐서린은 뚝심있는 인물로서 존재감이 확 높아집니다. 캐서린의 아버지가 생전에 경영권을 캐서린 남편인 사위에게 물려주었는데, 이 후계자가 일찍 죽습니다. 남편의 경영권을 넘겨받은 캐서린은 가족관계 외에는 특기할 사항이 없었기에 회사 안팎에서 만만하게 여겨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영화 관람을 끝낸 다음, “우리나라도 그런 판결이 나올까?” 일행 중 한 분이 말합니다. 무언의 답이 따릅니다. 침묵 다음에 또 한 분의 물음. “경영주가 그런 결심을 할 수 있을까?” 역시 무언의 답.

 

언론을 누르거나 그 종사자를 겁주는 사회가 세상에 많습니다 용기와 정의감이 있는 언론 종사자가 있고, 이들을 지키는 사법부가 건재하다면 그 사회의 앞날은 밝습니다.

 

신문사에서 일했던 이라면, 눈에 익은 정황들을 보고 느끼게 됩니다. 편집국 안의 부산한 움직임, 공무국의 윤전기가 굉음과 함께 토해 내는 새 신문의 잉크 냄새...

(기록 박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