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사업

씨네마니아 32회 감상 [라스트 미션]

주최자 :
씨네마니아
장소 :
압구정 cgv
행사일 :
2019-03-16
조회수 :
1,738

 

씨네마니아 제32회 감상

[라스트 미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및 주연

 2016.03.16. 토 압구정cgv

 

 

극중 주인공의 나이 90, 그의 역을 맡은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1930년생, 우리 나이로 치면 아흔이겠고, 서양 나이로 치면 89세나 88세 되겠다. 노인이 같은 연배 노인 역을 맡았으니 분장을 심하게 하지 않아도 되고 연기가 자연스럽다.

 

극중 주인공은 한국전 참전 용사, 우리에게 고마운 분이다. 기본적으로 그는 병역 의무 피한 우리나라 일부 정치인이나 그 영식보다는 훨씬 선량한 시민이다.

 

그는 가족과 떨어져 백합 농장에서 일하면서 지낸다. 그는 정성들여 기른 꽃을 경진대회에 가지고 나가 상을 받고, 동호인들과 먹고 마시고, 농담하는 일로 일생을 보내다시피한다. 유머 감각  있고 붙임성 있는 그는 어디서나 인기가 좋지만, 가정 일과 가족에는 관심이 없다.

 

그는 법을 어긴 적이 없고 교통 딱지를 떼인 적도 없는 사람이다. 그러나, 백합 기르기 취미에 빠져, 가족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같은 행사를 챙기지 못하고, 딸의 결혼식마저도 참석하지 않았다. 아내와 딸은 그를 인간 대접도 안하지만 착한 손녀만은 할아버지 편을 들어준다.

 

오랜 세월 수익 창출에 힘쓰지 않은 농부가 빚더미에 앉는 것은 당연하다. 농장은 압류되고 폐쇄되어 들어가서 잘 수도 없다. 그는 낡은 픽업트럭에 간단한 짐만 챙겨 나와 오랜만에 집으로 향한다.

 

집에서는 손녀와 그 약혼자를 위한 파티가 벌어지고 있었다. 손녀는 반겼지만, 아내와 딸은 그를 매몰차게 내쫓는다. 이제 빈털터리인 그는 귀여운 손녀가 곧 결혼하는데 해 줄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마음이 아프다. 가족에게 등한했던 것을 후회하지만 어쩔 수가 없다.

 

낙심천만인 그에게, 파티에 참석한 한 사내가 접근한다. 그가 고물차이간 하지만 차가 한 대 있고 속도나 신호 위반, 주차 위반을 한 사실이 없다는 것을 사내가 알고, 그저 운전만 얌전히 하면 되는 좋은 일거리가 있다고 말한다. 어떤 짐을 목적지까지 운반하면 꽤 좋은 보수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멕시코 접경 도시에서 시카고까지 어떤 짐을 처음 운반해 준 뒤 돈을 받고는, 그 액수에 놀란다. 그는 짐의 내용을 절대로 알려고 하지 말라는 말에 따르지만, 운반 때마다 짐의 크기와 보수가 커지자, 궁금증에 못이겨 짐을 열어 본다. 엄청난 양의 마약!

 

그래도 낙천적인 그는 공포심이 없다. 라디오로 음악을 틀고 흥얼거려, 장거리 운전의 무료함을 달랜다. 번 돈은 퇴락한 참전용사회관을 수리하고 행사를 부활시키는 등 지역사회를 위해 팡팡 쓴다. 손녀의 결혼식 때는 꽃값과 술값 전부를 부담한다.

 

그런데, 그의 신나는 수익 사업은 오래 가지 못한다. 직무에 충실한 마약수사 경찰관 한 사람이 집요하게 마약 운반 행로를 추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고속도로에서 체포되어 재판정에 선다. 순진한 고령자를 마약거래 일당이 악용했다는 동정론을 변호사가 펴기 시작하자, 그는 변론을 그만두게 하고, “저는 유죕니다.” 하고 분명하게 말한다.

 

다행인 것은 그와 가족들이 화해했다는 것이다. 가족끼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따뜻하게 감싸야 하니까. 가족의 소중함을 말해 주는 영화.

 

한 마디만 더 하자. 이 영화의 원제는 The Mule(노새)다.  미국에서는 마약 운반자를 속어로 노새라고 한다. [마약 운반자]나 [노새]로 했더라면 좋았을 걸. [라스트 미션]이라니... 우리말이 그렇게 싫고 영어가 그리 좋으냐?  큰 병이다.

 

(기록 박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