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니아 37회 감상
[파바로티]
2020년 1월 4일 압구정CGV
파바로티가 20세기와 21세기에 걸쳐 가장 인기높은 오페라 가수였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그의 생애와 인간성, 굵직한 음악 활동을 훑어 볼 수 있게 하는 영화. 공연실황 녹화 동영상, 사진, 그와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 등 자료를 선별하여 만든 기록영화다. 국내에서는 2020년 1월 1일 개봉되었다.
그가 수많은 오페라 작품에 출연했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면 주요 작품들의 대표적인 독창곡들을 몰아서 맛보는 행운을 누리게 된다.
영화에서 소년 시절의 사진과 전쟁 참화를 보여 주는 장면이 잠깐 나오는데, 이는 그가 후일 대성한 후에 불우한 어린이들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것과 관련이 있다.
학교 교사를 하던 때의 모습은 그가 미남 청년이었음을 보여 준다. 큰 체격과 호감을 주는 성격으로, 여자 문제는 다소 복잡하여, 일생 동안 세 번 결혼한다.
사람들에게 가장 뚜렷이 기억되고 있을 1990년 3대 테너 로마 공연 장면도 물론 나온다. 당대의 또 다른 두 테너 거인, 플라시도 도밍고와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모여, 셋이 경쟁하면서도 화합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공연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켜서, 셋은 그 뒤 파리와 런던에서도 다시 찬란하게 만난다.
그는 전란 중의 어린 시절을 빼놓고는, 시대를 잘 만났다. 발전된 녹음과 녹화 기술이 있는 시대, 야망 넘치고 과감한 기획자들이 활약하는 세상을 만나, 그는 펄펄 날았다.
시원스럽게 쏟아내는 힘찬 목소리, 언제 다시 이런 테너를 보게 될 수 있을까.
놓치면 서운할 영화다.
(박강문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