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토론회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초청 관훈토론회

초청자 :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개최일 :
2005-06-07
조회수 :
7,533
첨부파일

 

관훈클럽 <황우석 박사 초청 조찬토론회>


생명공학, 우리의 미래


일시:2005. 6. 7(화) 07:30

장소: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대표토론자

李恩貞 경향신문 의학전문기자

李基洙 국민일보 과학전문기자

金哲中 조선일보 의학번문기자

朴邦柱 중앙일보 과학전문기자


박정찬(총무):클럽 총무를 맡고 있는 박정찬입니다. 연합뉴스 경영기획실장으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제134회 관훈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나와주신 내외 귀빈 여러분 그리고 선배, 동료 여러분 대단히 고맙습니다.

오늘은 특별한 손님을 모셨습니다. 그동안 133차례 토론회를 하는 과정에서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정치계, 행정부, 재계… 대체로 그런 인사들이 초청토론회 연사로 참석했습니다. 예외가 있었다면 김수환 추기경이 토론회에 두 차례 참석하셨고, 영화인 신상옥 최은희 부부가 나왔던 게 특이한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오늘은 서울대 석좌교수로 계시는 황우석 박사님을 모셨습니다. 황 교수님은 지난달 사이언스에 개재된 논문으로 해서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한국이 낳은 과학자이십니다. 앞으로 어떤 발표가 나오게 될지, 어떻게 또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고, 또 그 기대감 못지않게 종교계에서는 생명윤리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도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오늘 토론회는 유익하고, 새로운 기삿거리도 나오고, 생명윤리 문제도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내일 출국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어려운 시간을 쪼개서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황우석 박사님에게 박수 부탁합니다.(박수)

관훈 조찬토론회 진행순서를 잘 아시지 않습니까. 식사를 하시면서 하겠습니다. 조금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아시다시피 방송들이 녹화중계방송을 하기 때문에 8시 이전에 소개할 분 소개하고 하겠습니다. 그렇게 알고 계시기 바랍니다.

먼저 올해 관훈클럽 임원을 맡고 있는 임원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서기를 맡고 있는 조선일 홍준호 편집부국장입니다. 회계를 맡고 있는 박영균 동아일보 부국장입니다. 편집을 맡고 있는 경향신문 허영섭 주간국장입니다. 감사를 맡고 있는 신연숙 서울신문 수석논설위원입니다. 그리고 플로어에 앉아 계신 김진국 중앙일보 정치부장대우이십니다. 이계성 한국일보 논설위원이십니다. 황인선 서울경제 여론독자부장님이십니다.(식사)

아침 이른 시간입니다만, 주최측 입장에서는 아침에 토론하는 게 여러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하고 있습니다만, 오늘 멀리서 여러 선배 회원님들 이른 시간인데도 이렇게 참석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토론을 시작하기 전에 황 박사님께서 팀워크를 아주 강조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과 같이 연구활동하면서 한국을 과학선진국 대열에 올려놓고 있는 팀원들을 한분 한분 소개하겠습니다. 안규리 서울대 의대 교수님.(박수) 백선하 서울의대 교수님.(박수) 이병천 서울대 교수님.(박수) 강성근 서울대 교수님.(박수) 전신수 가톨릭의대 교수님.(박수) 이창규 서울대 교수님.(박수) 황정혜 한양대 교수님.(박수) 박예수 한양의대 교수님.(박수) 오연천 서울대 교수님.(박수) 한동운 한양의대 교수님.(박수) 김계승 한양대 교수님.(박수) 운현수 한양대 교수님.(박수) 김대용 서울대 교수님.(박수) 김석화 서울대 교수님.(박수)

아마 교수님들이 이렇게 대거 참석하신 것은 근래에 별로 없었던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같은 테이블에 황 박사님의 연구를 처음부터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충청포럼의 성한종 이사장님 잠시 일어나시죠.(박수) 그리고 박기영 과학기술보좌관님 나와주셨습니다.(박수)

오늘 소개할 분이 많습니다. 토론에 들어가기 전에 오늘 패널로 나오신 동료기자님들을 소개하겠습니다. 경향신문 과학전문기자로 있는 이은정 기자님.(박수) 이 기자는 의학 박사입니다. 그리고 국민일보 의학전문기자로 있는 이기수님.(박수) 이 기자는 한국과학기자협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선일보 김철중 의학전문기자.(박수) 의사 출신으로, 왜 좋은지 모르겠습니다만 언론계로 전업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앙일보 박방주 과학전문기자입니다.(박수)

너무 잘 아시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황 교수님은 소개할 필요가 없습니다만 관례에 따라 간략하게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황 교수님은 1977년에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임상수의학 박사를 받으셨습니다. 일본 홋카이도대 대학원에서 연구원을 하셨고, 서울대 전임강사와 조교수를 거쳐 1997년에 서울대 교수가 됐습니다. 2001년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이 되셨고, 2004년에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 그리고 서울대 석좌교수가 됐습니다. 2005년부터 국무총리실 국가 이미지 홍보대사로 계십니다. 잘 아시다시피 작년 2월 세계적인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배아줄기세포 연구논문이 개재되면서 주목받게 되셨고, 지난달 난치병 환자의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셨습니다. 여러분 황우석 박사님을 박수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박수)

잠시 10분 정도 빔 프로젝트를 보면서 설명을 들으시고 질문∙답변 시간이 있겠습니다. 질문∙답변 시간 중에는 플로어에 계신 우리 회원 여러분 혹시 질문할 게 있으면 중복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저희가 대신 질문드리겠습니다. 그럼 시작해 주시죠.


황우석:존경하는 관훈클럽 총무님, 현 집행부 여러분, 그리고 자리를 같이 해주신 언론인 여러분, 이런 귀한 자리에 실험실에 묻혀 사는 한 과학도를 불러주신 것 더없는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희야 실험하는 것이 본업이기에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초청받은 주내용이 되는 줄기세포 연구동향에 대해 10분 정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지금 보시는 이 기념우표는 금년 2월 11일, 작년 세계 최초로 인간의 배아줄기세포 복제 배양에 성공한 1주년을 기념하여 정보통신부에서 발행해 주신 것입니다. 저는 우리 정부의 이와 같은 과학에 대한 이해와 성원을 하나의 상징으로 삼아 현재는 전 세계 어디에서나 제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그 표지그림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왼쪽에 있는 것은 체세포 핵 이식과정을 나타낸 250배 확대된 저의 실험실 실제 사진입니다.

그리고 이 바탕에 있는 그림은 작년 2월 사이언스지 표제로 채택된 저의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를 복제 배양한 실제 사진입니다. 다음주가 되겠습니다만, 6월 17일에는 또다시 사이언스지 표지논문으로 저의 두 번째 논문이 최종결정이 돼서 현재 디자인까지 완료된 사안입니다. 유사한 논문을 가지고 같은 과학자군이 사이언스, 네이처, 셀 같은 세계 저명한 과학저널 표제논문으로 등장한 것은 근래 거의 유례가 없는 사안이라고 합니다.

그 아래는 하나의 상징적 그림이겠습니다만, 난치병 질병에 시달리는 환자가 과학 의학적 기술에 힘입어 점차 회복되어서 가족과 함께 포옹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모습입니다. 지금 이 비디오는 저희가 인간의 난자를 가지고 체세포 복제기술에 의해 배아를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투명대에 조그만 구멍을 내고 눌러서 핵을 제거합니다. 그리고 보시는 것은 바로 환자에게서 떼어낸 피부세포를 핵이 제거된 난자에 집어넣고 전기자극 과정을 통해 세포융합을 이룸으로써 소위 체세포핵 이식이라는 과정을 완료시키는 실제 모습입니다.

지금 보시는 저 실제상황은 외국 저명학자들도 저희 실험실에 와서 실험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서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독보적 기술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지금 보시는 것처럼 세계 최초로 완벽한 상태의 복제된 인간의 배아가 다수 나왔고, 여기에서 내부 세포 덩어리만 꺼내서 지금 보시는 것처럼 줄기세포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와 같은 줄기세포는 지금 보시는 것처럼 대개 10˜15조각을 내면서 1주일마다 10~15배로 증식됩니다.

이럼으로써 임상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인 줄기세포 수를 완벽하게 단시일 내에 확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 역시 저희가 지금 수행하고 있는 이와 같은 기계적 분할방식에 의해 완벽한 효율을 저희는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만든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 복제 배양이지만 몇 가지 결정적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답변하기 어려웠던 해외 강연에서의 질의 및 코멘트는 바로 이겁니다. 당신들이 해낸 업적은 세계적인 브랙트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그 줄기세포는 아주 건강한 여성의 세포를 떼서 동일한 여성의 난자에 넣어 만든 줄기세포다. 더군다나 이와 같은 줄기세포는 242개의 난자를 동원해서 겨우 1개가 만들어진 상황 아니냐. 이럴 경우에 동일한 여성이 아닌, 혹시 아직 생리현상이 시작되기 전 단계의 어린 여성 환자나 폐경기 이후의 여성 환자 또는 남성 환자 등 자신들의 난자를 동원할 수 없을 경우에도 과연 줄기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겠느냐.

두 번째는 당신이 한 실험은 건강한 사람의 세포를 건강한 사람의 난자에 넣어서 만들어냈는데 만약 이것이 환자의 세포를 이용해도 같은 결과가 나오겠느냐. 또 하나 가슴 아픈 질문 중 하나가 바로 242개라는 난자의 숫자입니다. 난자 242개를 도네이션 받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이런 과정을 통해서 겨우 하나의 줄기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과연 이것이 실용성이 있다고 보느냐고 했을 때 예스라는 답변을 절대 할 수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이 단계까지는 모든 줄기세포는 바탕 영양세포를 사람의 세포가 아닌 생쥐 세포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유도할 수 있었는데, 이와 같은 동물세포와 접촉한 인간의 줄기세포는 미 식품의약품안전청 규정에 의하면 결코 사람에게 적용시킬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여태껏 이런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낸 모든 종류의 배아줄기세포는 결국 실험용으로는 사용할 수 있되, 인간에게 직접 적용할 수 없다는 치명적 한계를 안고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몇 가지 지적되는 사안의 문제점을 저희가 그중에서 단 하나라도 해결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2~56세의 남녀노소, 또 다양한 난치질병을 가진 환자의 피부세포를 채취해서 185개의 제공된 난자에 실험한 결과 약 17개의 난자 중 줄기세포를 1개씩 만드는 데 성공했고, 그것도 이와 같이 만드는 줄기세포는 모든 환자들의 세포였으며, 이 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문제였던 생쥐 영양 바탕 세포에서 줄기세포를 꺼내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환자에게서 떼어낸 세포를 바탕에 깔고 그 위에서 줄기세포를 유도해 봤더니 오히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생쥐 세포에서만 줄기세포가 나오는 줄로 알았는데 이것보다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 과정에서 17개의 난자에서 하나의 줄기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보통 한 번에 건강한 여성으로부터 채취할 수 있는 난자 수를 15˜20개 정도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와 같은 프로세스를 해주신 한양대 황병희 교수님을 비롯한 여러 분이 여기 나와 계십니다만, 즉 한 번 채취된 난자에서 하나씩의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서 만든 줄기세포를 환자와 직접 대입해 비교해봤더니 우리가 이론으로 꿈꾸던 면역거부반응이 없이 면역이 일치되어야 하는데,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면역이 완벽하게 일치되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그동안 이 줄기세포의 임상적 실용화를 달성하기 위해 4단계의 정말 달성하기 쉽지 않다고 설정되어 있던 과제 4개가 한꺼번에 풀리게 됐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바로 전 세계 학자들이 도대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트레멘더스 브렉트로라는 표현을 합니다. 그 이유는 대개 첫 번째 말씀드렸던 과정 하나를 완벽하게 극복하는 데 10년 정도를 예상했던 겁니다. 이것뿐만 아니고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의 4단계가 동시에 풀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직접 이 실험을 총괄지휘하면서 달성했습니다만, 저조차도 이것은 하늘의 도움 없이는 도저히 이해될 수 없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저 자신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마 너희 나라가 그 오랫동안 열강의 대열 속에 나라도 침탈당해 봤고 남북한 동족끼리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도 겪어 봤고, 그야말로 항상 눌려 지낸 당신 나라니 이제 하늘에서도 한번 기회를 줄 테니 세계에 내로라하고 어깨 좀 쭉 펴고 살아보라는 그런 천운이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9개 군의 척수신경마비 환자, 1명의 당뇨, 1명의 선천적 면역결핍 환자로부터 제공받은 피부세포에서 완벽한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환자 자신과의 면역 일치를 확인해본 결과 모든 항목에서 완벽하게 일치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이 줄기세포는 이제 환자에 적용하더라도 적어도 가장 큰 숙제로 알려져 온 면역거부 현상은 완벽하게 극복됐다는 겁니다.

이 과정을 여러분께서 이해하기 쉽게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성한 겁니다. 다양한 종류의 난치질병 환자들이 있을 때 현 단계로는 어느 누군가로부터 난자를 제공받아야 됩니다. 물론 이 난자도 인공난자로 대체하기 위한 연구가 지금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와 같은 난자 주위에는 난구세포라는 매우 진득진득한 부착상태로 되어 있는 보호세포들이 있습니다. 이 난구세포를 제거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의 어려움인데, 지금 보시는 것처럼 우리 학생들은 콜라 빨아먹던 그 경험을 적용해서 입에 피펫을 대고 쭉쭉 빨아서 아주 간단하게 저렇게 제거합니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단계가 핵을 제거하는 과정입니다만, 우리 학생이 여기 미세한 힘을 주난관 사이에 넣고 핵과 가장 가까운 위치를 지지 바늘로 문질러서 구멍을 내고 살짝 밀어서 2초 만에 완벽하게 핵을 제거합니다. 이것이 그동안에는 대개 20분 정도 걸리던 과정이었죠. 이것이 바로 저희가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특허를 제출한 기술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만든 저 조그만 구멍으로 환자 몸에서 떼어낸 세포를 넣어주는 겁니다. 여러분 저것은 정자가 아닙니다. 세포입니다. 수정이 이루어질 수가 없죠. 따라서 수정란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수정란과 비슷하게 하기 위해 전기적 자극을 가해서 세포융합을 해주면 그 세포에서 온 염색체가 둘 넷 여섯 단계로 됩니다.

외국에서도 저희보다 먼저 실험했을 때 이 단계까지는 왔지만 그 다음단계인 상실배나 마지막 단계인 배반포에 이르는 것은 현재로선 우리만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술입니다. 우리가 개발한 특수한 면역기법으로 다른 부위를 다 녹이고 내부세포 덩어리만 꺼내서 배양했더니 여기에서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현재 저희는 여러 종류의 세포로의 분화기전을 밝히는 연구를 국내외 연구팀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이것이 다 이루어진다면 저 세포들을 가지고 동물실험을 통해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다음 국가가 정해놓은 절차에 따라 정부의 허가를 득해 환자들에게 직접 저 세포를 적용해 보는 과정이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 참고로 보시겠습니다. 바로 지금 보시는 이 신문이 저의 연구결과 발표를 했던 바로 5월 20일 영국 더 타임스 1면입니다. 8세포기 단계의 복제배아를 영국 뉴캐슬 연구팀에 의하여 만들어 놨다고 이렇게 1면 톱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발표한 영국 바로 그곳에서 있었던 일이죠. 이 과정은 우리는 3년 전에 이미 했었죠. 마찬가지로 가디언지에서 보도한 똑같은 1면 톱입니다. 뉴케이가 블랙스루를 이루었다는 겁니다. 또 다른 신문을 보십시오. 더 데일리텔레그래프입니다. 마찬가지로 1면 표제의 저 큼지막한 사진은 우리의 3년 전 상황입니다. 같은 날 전 세계가 찬란하게 박수를 보내는 그 연구결과는 이들의 3면 내지 4면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저것이 바로 그 국가의 국익을 우선하는 언론의 한 상징적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저를 비롯한 우리 연구팀이 정말로 국익과 인류를 위해서 나아갈 방안과 방향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가슴속에 다시 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총 무:고맙습니다. 장내를 잠깐 정리하는 중에 제가 외람되게 한말씀만 드리겠습니다. 방금 언론보도에 관한 얘기도 있었습니다만, 황 박사님의 지난번 연구결과 발표, 또 그 앞에도 그런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만 엠바고를 깼느냐 안 깼느냐 하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엠바고든, 백그라운드 브리핑이든, 오프더레코드든, 아니면 남의 미디어가 보도한 것을 그대로 옮겨 싣는 크레디트를 주는 문제든 간에 이 모든 것은 언론계 취재관행에 있어 하나의 신사협정이라고 하는 겁니다. 그 협정이 깨지면 그걸 깨는 사람은 신사가 아닌 사람이 되는 겁니다.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관훈클럽 현 총무의 입장에서 우리 언론계가 이 문제를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토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이기수 기자님.


이기수:황 박사님 지금 발표하신 것에 대해서 굉장히 경이롭게 지켜봤고, 또 기대도 큽니다. 많이 수고하셨고, 애 많이 쓰셨습니다. 세계적인 연구성과가 나오다 보니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많은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많은 사람이 오신 것도 그만큼 황 박사님이 스타가 되셨다는 한 증거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울러서 경호도 많이 강화됐고, 국민적 스타가 되고 세계적 스타가 되셨는데, 그러다 보니까 지금까지 살아오신 생활하고 좀 달라진 점이 있을 것 같아요.

불편하신 점이나 오히려 좀 좋아졌다 하는 것도 있을 것 같은데, 가볍게 그것부터 질문을 던지겠습니다.


황우석:사실 제가 여기 나오기 전까지는 굉장히 떨었습니다. 관훈클럽은 역대 전통이 예리한 질문으로… 창과 방패의 관계라고 그랬는데 실험실에서 현미경만 보는, 더군다나 어눌한 충청도 출신이 이걸 어떻게 방어해야 될까 했는데 우리 이기수 기자님께서 참 쉽게 인도를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정부에서는 감사하게도 저의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을 해소시켜 주시는 데 모든 조처를 다해 주셨습니다. 불편한 점은 전혀 없습니다. 저는 그걸 발표한 전날이나 바로 그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그날 귀국해서 국민께 대한 당연한 도리라 생각해서 방송뉴스에는 제가 나가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바로 제 실험실로 가서 제가 비워둔 1주일 동안 진행된 연구 상황을 점검하고 다음날 오전 1시에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날 새벽 6시에는 여지없이 전과 똑같이 그 전날 배양했던 세포들을 보면서 하루를 열었습니다.

이와 같이 틀에 박힌 생활은 불편을 느낄 만한 요소는 없습니다. 다만 국내외 언론들로부터 관심을 받게 됐고,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던 건 사실입니다. 이와 같은 요청을 일일이 다 들어드리고 싶었으나, 그러다 보면 이런 장소에서 막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건달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외부 강연을 일절 사양하고,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내외 인터뷰를 정중하게 모두 사양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우리 언론께서 제가 콧대가 높아져서가 아니고 이럴 때일수록 제 본분을 찾아야 되겠다는 저의 소박한 생각이라는 것을 이해해 주시고, 대신 언론에서 궁금해 하시는 사항은 우리 연구팀의 큰 어른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안규리 박사님께서 만나뵙고 소상히 설명해드리는 과정이 있으니까 깊이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박방주:이어서 제가 질문 한 가지 드리겠습니다. 저는 교수님의 연구성과 발표장에서 들을 때마다 항상 가슴 벅찬 걸 느낍니다. 모든 국민도 그러하리라 싶습니다. 그런데 국민이 궁금한 게 너무 많아요. 교수님의 연구성과가 과연 언제 실용화되느냐, 언제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는데, 그걸 제가 마라톤 코스에 비유해서 지금 교수님이 연구한 건 여기에 있고, 앞으로 해결해야 될 과제는 여기 40km 지점, 35km 지점, 어느 지점에 있다는 걸 표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칠판을 준비를 했으니 번거롭더라도 좀 나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금 여기 준비한 것은 교수님의 연구성과와 그 다음에 외국에서의 연구성과, 또 앞으로의 과제를 전문가들에게 물어봐서 준비했습니다. 교수님이 지금 0km 출발점에서부터 결승선이 있습니다. 여기에 이렇게 꽂아 주시면 제가 옆에서 시중을 들겠습니다.


황우석:우선 톰슨 박사가 한 것이 여기죠. 그 다음에 제 것만 말씀드린다면… 아! 이거 얘기하면 안 되는 거네. 제가 박방주 차장님한테 말려들었습니다. 이건 좀 곤란한데요.


박방주:이건 말하자면 연도가 아니라 과연 우리가 42km 완주코스에서 어느 정도의 지점에 있는지를 아는 게, 과연 우리가 얼마나 달려가야 되는지 이게 몹시 궁금하지 않습니까? 


황우석:근데 이건 마라톤 중계가 아닙니다. 그리고 제 한마디가 전 세계 수억의 난치병 환자들에게 자칫 지나친 환상도 드릴 수 있고, 또 잘못 말씀드리면 우리의 귀중한 자산이라 할 수 있는 정보가 유출될 수 있어서 이거 꽂는 것은 하지 않고 저 나름대로 설명드리면 안될까요?


박방주:저는 이게 과연 어느 정도의 지점인가. 이건 교수님 것이고, 교수님 것은 2개밖에 없고, 나머지는 교수님뿐 아니라 앞으로 세계 어느 나라든 해결해야 될 과제거든요. 이게 과연 그러니까….


황우석:제 걸 빼면 안 될까요?


박방주:교수님 걸 빼면 의미가 하나도 없지요. 


황우석:이건 외신기자들도 많은데 참 곤란하단 말입니다. 이해해 주시고, 저도 고집이 있으니까 이건 좀 이해해 주십시오. 그리고 나머지 것을 설명드려서….


박방주:좋습니다.


황우석:국민이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박방주:말씀하세요. 제가 도와드리죠.


황우석:실용분화세포는 25km 지점이겠죠. 그리고 주입하는 양이나 이건 다음이고요. 재현, 동물, 환자 이것이 아마 여기쯤 갈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바로 아래에 암세포화 방지가 같이 가게 될 겁니다. 그리고 치료과정 표준화가 35km 단계에 있을 겁니다. 그리고 바로 뒤에 환자 대상 임상실험이 뒤따를 것이고 그 직후에 재현 성과 메커니즘이 따름으로써 결승점에 도달될 것입니다. 맞습니까? 우리 연구팀, 제가 이렇게 대충 설명한 것 맞습니까? 대개 이럴 것 같습니다.


박방주:지금 현재 교수님이 하신 것을 인체에 주입했을 때 거부반응 해결은 어느 정도 지점에 있을까요? 


황우석:사실 이것이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고, 이 과정이 요만큼에서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겁니다. 이게 지금 다른 과정보다 앞당겨진 거죠. 이게 요 정도 단계에 들어가야 될 과정이 어떻게 하다 보니까 빨리 된 겁니다.


박방주:그러면 지금 교수님의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도 역시 이 정도쯤에 와 있다는 거 아닙니까? 


황우석:아니죠. 그건 요 전입니다. 


박방주:아, 그렇습니까?


황우석:근데 과정이 어디인가는 제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박방주:그럼 이건 꽂진 않고 대강 이렇게 놔두겠습니다. 이건 어디 위치가 아닙니다.


황우석:이건 중앙일보의 분석이었습니다.(웃음)


박방주:그럼 첫 줄기세포를 배양한 건 어디에 꽂으면 될까요? 


황우석:대개 한 20km 지점을 봐야겠죠. 


박방주:그럼 첫 배양이?


황우석:예.


박방주:그럼 이게 훨씬 더 앞이니까 이쯤 어디에 있겠다고 유추해도 되겠네요. 반환점을 돌았다….


황우석:조직의 비밀이라는 게 있는 겁니다.(웃음)


박방주:예, 감사합니다.


황우석:감사합니다.


총 무:아마 관훈토론회 역사상 가장 특이하게 질문∙답변이 이루어진 장면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박방주:기왕에 말씀이 나왔으니까 강연이나 기자회견할 때 2막 중 1막이 끝났다고 말씀하시는데, 그 의미가 저쪽에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황우석:그건 추상적인 말씀이었거든요. 대개 연극은 4막이라고 하더군요. 제가 연극은 아직 본 적이 없습니다만서도. 그런데 3막 정도 끝나면 대개 의미를 알고 4막이 끝났을 때 아낌없는 갈채를 보내드리기 위한 준비를 하겠죠. 그러나 우리의 연구는 4막이 아니고 2막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건 기계적 2등분이 아니고 나름대로 의미 있는 2등분이고, 1막이 끝나면 2막은 그렇게 긴 기간도, 그렇게 많은 땀과 눈물이 요구되지도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는 감독이 2막을 다 지휘할 필요도 없고, 지휘해서도 안되는 거 같습니다. 아마 1막의 감독은 1막이 끝나면서 페이드 아웃해야 되는 것 아닌가.

그것을 저는 내년 후반부쯤 그려보고 있고, 지금은 아직 1막이 끝나기 전이기에 우리 국민께서 1막을 관람하고 보내주실 수 있는 박수를 받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제1막이 끝났을 때 국민 여러분이 같이 가슴 뻐근하게 느끼면서 아낌없는 중간박수를 보내주실 걸로 믿습니다. 


김철중:그럼 제2막 질문을 시작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줄기세포 배양연구에는 많은 파생연구가 나올 텐데요, 하다못해 줄기세포가 인간에게 이식됐을 때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느냐조차 우리는 지금 현재 모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백 가지 관련된 파생연구를 현재 연구진이 다 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건 아시는 분은 아시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국제 공동연구진과 네트워크를 구성하시려고 하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우리나라 역사에 천운이 찾아왔다면 이 천운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좀 더 과감한 연합전선이 필요한데, 현재 구축 중인 공동연구 진행이 어느 정도에 와 있고, 새로이 연구 제안이 들어온 게 있다면 이번 기회에 소개 좀 해주시기 바랍니다.


황우석:김철중 기자님께서 아마 상당수의 해답을 이미 갖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번 귀국 시 언론 간담회에서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우리는 과거 가능성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가능성은 찾았고, 확인까지도 했다. 이제 확신을 위해서 남은 길을 가련다”라는 표현을 했습니다. 맞습니다. 그 확신까지 찾기 위해서는 많은 공동노력과 에너지 결집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그동안 노력하신 많은 우리나라 과학자, 그리고 그 역량을 소중히 모시고 싶습니다.

지금 서울대학병원 김석화 교수님께서 이 자리에 나와 계십니다만, 저희는 어제 연휴였습니다만, 어제 이른 아침부터 서울대병원에 모여서 각계 전문가들이 심도 있는 공부를 했습니다. 원래 예정했던 시간보다 2배 이상을 보내면서 각 분야별로 어떤 전략을 최적화시켜야 될 것인가에 대해 깊은 논의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국내 공동연구진은 어떻게 구성해야 될 것이며, 해외연구팀의 장단점과 노하우를 나름대로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들어온 공동연구 제안에 대해 대외비 사안으로 내부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이에 대한 전략을 세웠습니다.

앞으로 이런 과정은 저희가 이미 국내 수십명의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을 모셔서 미래의료기술연구회를 발족시켜서 이미 상당 수준 깊숙이 들어가 있습니다만, 여기에서 1차 스크리밍을 마치고 정부와 전략적 협의를 거쳐서 최종적인 국내외 공동연구진을 구성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아마 우리 언론에 공개해 드릴 사안도 있고, 공개하기가 좀 어려운 사안도 있음을 양해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철중: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와 어떤 그룹이 논의되고 있는지 밝힐 수 없습니까?


황우석:이미 일부는 언론에서 확인해서 보도하신 바도 있고, 그보다 더 많은 부분은 아직 저희가 밝힐 수 없는 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안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박정찬:이은정 기자.


이은정:말씀 잘 들었습니다. 교수님의 연구가 난치병 치료가 목적이라는 숭고한 목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 윤리적인 문제에 있어 논란을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요, 지난 4일 천주교 주교회의가 황 교수 연구팀의 배아복제 연구가 인간 존엄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또 우리나라 유학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성균관 관장께서 생명을 희생시키는 연구는 자연의 도리에 위배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외 기독교윤리회연구소도 내일모레 이러한 문제를 짚어보는 토론회를 가질 예정인데요, 이런 생명윤리 논란이 비단 종교계 문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일부 법학자나 윤리학자들이 올해부터 시행되는 생명윤리법이 생명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을 제기해 놓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교수님도 잘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하시는 입장에서 이런 지적들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또 만에 하나 인간복제같이 연구내용이 나쁜 목적으로 악용된다고 했을 때 교수님께서 어떻게 대처하실 수 있을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황우석:역시 그 분야 공부를 하셔서 박사학위를 따신 전문가의 진가가 여지없이 발휘되는 질문이시네요. 사실 우리 이은정 박사님 학문적 중매는 제가 서 드렸죠. 이은정 박사님과 지도교수님이신 서울대 황상익 교수님께 제가 소개해드려서 오늘처럼 심도 있는 질문도 나오게 됐으리라고 봅니다.

두 번째 질문부터 답변드린다면, 인간복제는 난센스다. 한마디로 윤리적인 바탕에서 우선 비윤리적이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전혀 안전하지 못하고, 기술적 측면에서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과학의 상궤를 벗어난 그런 행위가 만에 하나 혹시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 지구상에서 최소한 1세기 이내에 우리가 복제된 인간을 만날 기회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저의 답변입니다.

먼저 질문해주신 종교계 또는 사회윤리계의 다양한 의견은 정말로 소중한 교훈이라고 봅니다. 무릇 모든 과학기술은 양면성이 있습니다. 특히 생명현상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생명공학 연구에 이 양면성이 없다면 그 학문은 가치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실험이나 연구는 브레이크가 장착되지 않은 고장난 자동차가 될 것이고, 또 적당한 곳에 적당한 신호등이 없는 거리야말로 사고가 발생될 수밖에 없는 무질서의 표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종교계의 고귀한 말씀, 또 사회 여러 전문가들의 지적은 과거에도 그러하였거니와 앞으로도 저희가 실험하는 과정에서 정말로 소중한 가르침으로 알고, 기본적으로 윤리적 바탕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지침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말씀을 저희가 잘 새기고 음미해서 일탈하는 일이 없도록 더욱 조심할 것입니다.


이은정:추가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생명윤리에 대한 신호를 잘 지키겠다는 말씀으로 이해했습니다. 지난해 5월 한국생명윤리학회에서 난자채취 문제 같은 연구과정을 담은 공개 질의서를 황 교수님께 보낸 적이 있는데요, 그때 공개토론회 개최도 함께 제안했습니다. 당시 교수님께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서 제안에 응하지 않았는데, 지난달 30일 서울대 기숙사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시면서 아직 그 질문에 대답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10년 후에 나를 심판해 달라는 요지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답변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게 무슨 뜻인지, 10년 후엔 정말 상황이 달라지는지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황우석:우리 팀내에서는 이와 같은 공개질의서에 나가서 정말 속 시원히 말해보자는 그런 울분 아닌 울분을 갖고 계신 분이 여러 분 계셨죠. 저는 이분들께 우리 한 템포만 늦춰 가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저희가 정말로 말씀드리기가 두려워서 안 나간 게 아닙니다. 본말이 전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죠. 말하자면 소모적인 논쟁의 장에 나가서 거기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옳은가.

저희 자체가 국민 뵙기에 너무 떳떳하고 또 전 인류를 위해서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고, 걸어야 될 길을 걸었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 아닌가. 지금은 오히려 그와 같은 어떤 논쟁에 나가기보다는 옷깃을 여미는 과학도의 자세를 따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희가 10년 후 최선을 다한 후에도 이와 같은 비판과 평가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저는 그때 모든 책임을 지고 제 여생을 거기에 맞추어 살겠다는 그런 표현을 했습니다.


박정찬:다음 질문 해주시죠.


김철중:저는 윤리보다는 연구과정의 투명성에 대해 질문하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줄기세포의 신화 내지 줄기세포 특권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연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난자를 어떻게 구한다든지, 만에 하나 최악의 경우 개체복제가 에피소딕하게 일어날 수 있다든지, 이런 문제들이 있을 것 같고요, 그런 것들을 검증할 장치가 지금 전혀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그리고 현재 생명윤리법이 시행되는데, 거기에서 일부 심의를 거쳐야 되는 연구부분도 있을 텐데 그런 부분에서 그런 제도와 절차가 충분히 안전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좀 더 투명한 외부 감시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또 사이언스 논문에 언급한 걸 보면 국립 줄기세포연구소가 세워지면 그쪽에 줄기세포를 다 맡기겠다, 이런 식의 언급도 있더라고요. 그런 국가기관으로서의 연구소에 본인의 연구를 이전하고 싶은지, 그런 부분의 투명성에 대해 언급해주십시오.


황우석:좋은 지적이십니다. 투명성과 보안성이 경우에 따라서는 충돌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저희가 남의 나라에서 이미 발표된 기술을 한번 출시해서 카피하는 것이라면 저는 보안성이라는 가치를 그렇게 우선하지 않아도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연구는 제3자 과학자들이 평하기를, 미래에 엄청난 경제적 가치와 아울러 과학적 무게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얻게 된 저의 연구결과는 저의 것도, 저희 연구팀의 것도 아니라는 게 저의 평소 신념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연구를 이해해 주시고 마음껏 성원해 주신 우리 국민과 우리 국가의 몫이기에 이 투명성을 너무 강조하다가 보안성을 상실해서 우리가 기껏 이루어놓은 토대마저 모두 노출시키는 우를 범하는 것이 과연 옳겠는가 하는 고민을 해봅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제일 앞서가는 기술 뒤에는 제1번 항목이 바로 보안성 강조입니다. 하지만 지금 김철중 선생님께서 지적해주신 것처럼 투명성과 제3자의 적절한 관여가 아주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서 저희의 제1차 논문과정에서는 이 부분이 조금 소홀했다는 것을 제가 스스로 인정하기에 두 번째 실험 전 과정에서는 비록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자기 분야에서 훌륭한 학문적 토대를 이미 구축하고 계시고 지금도 상당히 존경받으시는, 의학도 알고 법, 윤리, 철학에도 정통하신 분야 전문가에게 매경우마다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저희가 모셔다가 저희 연구의 기획부터 그 과정에 대해 충고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직선거리에 있는 목표이기에 바로 가면 짧은 시간 내에 적은 비용으로 달성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그분께서 이것은 윤리적 지적을 받을 수도 있고, 또 나중에 오해를 살 만한 부분이 있다고 말씀하실 경우는 긴 여정을 돌아서 가는 우회로를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내부적인 자율적 통제기능은 이미 확보하고 있고, 만약 정말로 원하신다면 시민단체도 좋고 종교계도 좋습니다. 우리의 보안성만 철저히 지켜주신다는 전제가 있다면 이런 분들도 앞으로 저희 연구에 모셔서 그분들의 말씀을 직접 듣도록 하겠습니다. 


김철중:국립 줄기세포연구소 같은 것을 생각하고 계신가요?


황우석:처음에는 저희가 국립 줄기세포연구소를 생각했었습니다. 그건 몇 달 전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논문이 발표되기 전 단계에서 미국 학자들과 영국 학자들이 이 내용을 사전에 스크린 과정에서, 또 사이언스가 그 오피니언을 얻는 과정에서 두 자리 숫자의 학자들이 이 논문을 다 아셨습니다.

이분들이 오프더레코드 전제하에 이제 당신들이 이만큼의 토대도 마련돼 있고 이런 업적을 구축해 놓았으니 월드 스템셀 뱅크를 한국에 발족시키면 어떠하겠느냐.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만든 것, 영국에서 만든 것도 한국에 기탁해서 전 인류에게 필요에 따라서 골고루 나누어 줄 수 있는 세계의 중심축이 당신 나라에서 되면 좋겠다는 그런 제안이었습니다. 이때 저는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월드 스템셀 뱅크야말로 국위를 전 세계에 고양시키는 일이 될 뿐 아니라, 바로 21세기 난치질병 해결의 총본산이 대한민국에 위치한다는 의미가 되기에 제가 내심 감사하게 받고, 우리 연구팀 내에서 1차 협의한 결과 만장일치로 여기에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 뒤에 이 자리에 나와 계십니다만 박기영 보좌관님을 비롯한 과학기술부 장관님 그리고 관계 정부 요로와 비공식적 협의를 한 결과 한 분의 예외도 없이 모두 이 제안을 감사하게 수용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금년 내 적절한 시점에 월드 스템셀 뱅크를 우리나라에 개설할 예정입니다. 


박방주:이어서 제가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지난달 미래과학기술 예측조사서가 발표됐었습니다. 위원장이 황 교수님이신데요, 거기에 보면 줄기세포 분화에 대한 기술이 2014년도에 되는 걸로 돼 있습니다. 그게 만약 맞다면 지금 반환점을 돈 지점에다가 줄기세포 분화하니까 줄기세포를 옷감의 원단이라고 한다면 이제 원단에서 신경세포니, 심근세포니 뽑아서 치료에 쓰여야 될 것 아닙니까? 그게 2014년이면 그 예측이 맞다고 저희가 믿어도 될까요?


황우석:박방주 차장님, 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이미 기자님들에게 사과드렸습니다. 제가 바로 30년 후를 예측하는 미래기술예측위원회 위원장이었습니다. 이것은 저 혼자의 판단으로 2014년이 아니고, 예를 들면 2000 몇 년이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수많은 전문가에게 델파의 기법에 의하여 의견을 구하고, 거기에서 나온 것을 통계 처리해서 그렇게 담았던 겁니다.

그런데 이 결과가 나올 쯤 해서는 이미 저희 실험결과를 가지고 있었죠. 그래서 그 결과 자체가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위원회에서 사실 이건 이게 아니고 우리가 이미 여기까지 해놨다고 했을 경우 연구결과에 보안이 유지되지 않기에 제가 죄송하면서도 이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함구로 일관했고, 제가 공항 귀국 기자간담회 때 여기에 대해서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렸는데, 그렇다고 기술 자체가 2014년으로 다시 퇴보되는 건 아니니까 국민 여러분께서 이와 같은 저의 설명을 이해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이기수:제가 질문 한 가지 하겠습니다. 이 토론 시간이 언제까지입니까?


총 무:9시 반으로 잡았습니다만, 조금 늦어질 수도 있겠죠.


이기수:고맙습니다. 준비된 질문을 다 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까 해서 걱정했습니다. 좀 소프트한 질문을 다시 한번 드리겠습니다.

지난 얘긴데요, 교수님이 작년 10월인가 11월일 거예요. 모 일간신문에 직접 쓰신 칼럼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 이 배아줄기세포 연구하고 관련된 지금까지 진행과정을 아주 자세하게 소상하게 적은 칼럼인데요, 연구팀하고의 애환 이런 것들… 시작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얘기를 쭉 적으셨는데, 그때 이런 얘기를 기억합니다.

연구과정 중에 많은 연구용 배아를 준비했는데, 그중에 예기치 않은 정전사고가 4시간 동안 일어나서 전부 다 잃고 딱 2개만 남았더라. 그래서 정말 자살하고 싶었다. 이걸 살리지 못하면 진짜 자살하고 싶었다고 말씀하셨고요, 또 하나는 그때 2개만 남은 스템셀 배아세포를 잘 조작해서 잘 살려서 여러 마리로 키운 그 연구원이 을순이라고 적으셨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을순이가 도대체 누구며, 그 시기가 정확히 언제쯤인지, 작년 2월에 첫 성과를 발표하시고 난 이후인지, 그 전인지 그걸 좀 발표해주시기 바랍니다. 

그 다음에 또 한 가지 보충 추가해서 지난번 귀국 기자회견 때 인천공항에서 말씀하시기를 말도 안되는 황당한 사건이 있었다, 연구과정에서 진짜 공개하기 창피해서 못할 정도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것도 함께 발표하실 수 있으면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황우석:정전사고가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건 2003년도의 일이고요. 천신만고라는 표현이 아주 적합하다고 저는 생각했는데, 천신만고 끝에 지구상 최초로 저희가 줄기세포를 복제배양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한 덩어리를 우리가 클론이라고 부릅니다. 한 2,000개 줄기세포가 세포덩어리로 있는데요, 이게 100덩어리 이상으로 불어서 이제는 우리가 세계를 당당하게 제패하게 됐구나라고 조금 제가 안심했었던 것 같습니다. 예기치 않았던 정전사고가 있었던 게 사실이고, 그 다음날 보니까 이게 굉장히 예민합니다. 인큐베이터 속에 들어 있을 때 아주 변덕스럽고 또 아주 예민합니다. 이 줄기세포가 약간만 조건이 달라지더라도 전부 죽어버립니다. 여기 대가인 윤현수 박사 저기 와 계신데, 이때 2개의 클론만 남겨놓고 다 죽었었습니다.

그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죠. 다른 사람한테는 너무 충격적인 사건이기에 제가 우리 연구팀 아무한테도 얘기를 안했습니다. 그리고 밤늦게 저기에 계신 안규리 선생님한테 전화를 드렸습니다. 내일 아침 제가 다시 현미경으로 이 세포를 봤을 때 이 2개마저 완전히 죽는다면 제가 더 이상 살아갈 의욕도, 또다시 이걸 할 자신도 없다. 그럴 바에야 내가 뭐하러 더 살겠느냐. 그러면서 서울대 영안실 하나 예약해달라고 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 다음날 가 봤더니 이 녀석들이 마구 자라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 두 녀석이 말이죠. 그래서 안 선생님한테 조의금 준비 안 해도 되겠다고 전화드렸었죠. 그게 2003년도의 일입니다.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사건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건 금년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우리 국가의 위신에 관계되는 사안이기에 10년 후쯤 허허 웃으면서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위신과 관계되니까 이쯤해서 좀 멈춰주십시오. 


박정찬:다음 질문 들어가지 전에 플로어에서 연관성 있는 질문인 거 같아서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연구결과의 비밀, 보안성이라고 해야 되겠죠. 비밀이 있다는 것은 과학연구에 국경이 있다는 뜻인데, 인류에 공헌할 과학기술을 세계가 공유할 수 없는 것인지,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과학과 내셔널리즘에 관계되어서 한말씀해 달라는 질문입니다. 


황우석:저는 우리 학생들에게, 고등학생들에게, 요즘엔 강의를 못합니다만 과거 강의할 때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사이언스에는 국경이 있을 수 없습니다. 사이언스를 어느 국경에서 막을 수 있는 철조망은 기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이언티스트에게는 조국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죠. 이때 조국이라는 개념과 국경이라는 개념은 좀 다릅니다.

사이언스는 전 인류의 복지를 위해서 나가는, 미래를 향한 희망과 꿈의 열차입니다. 하지만 그 길에서 우리가 조금 해놓고 이것을 자랑스럽게 다 오픈했을 때 그 다음 단계는 우리가 아닌 제3자가 열매를 맺게 할 수도 있다. 이럴 때 그 열매를 맺게 한 국가와 그 국민에 대한 전 인류의 고마움을 우리 대한민국의 이름하에서 받게 하고 싶다는 게 보안성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이걸 가지고 국수주의자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메이드 인 코리아의 기술로써, 메이드 인 코리아의 자랑스런 제품으로 전 인류에게 나눠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얼마나 가슴 뿌듯한 일이 되겠냐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은정:국경 얘기가 나왔으니 제가 비슷한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많은 국민이 지금 황우석 교수님께서 노벨상 받을 것을 기대하고 있고, 또 굉장히 열망하고 있습니다. 저한테도 언제쯤 황 교수가 노벨상을 받을까 묻는 사람이 많은데요, 최근 야당에서는 황우석 교수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높이는 활동을 하겠다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같은 한국인이라는 동족의식을 버리고 애국심도 버리고 과학의 세계에서 냉철하게 생각했을 때 황 교수님께서 노벨상을 받을 가능성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리고 아울러 저희 국민은 황 교수님이 노벨상을 받든지 안 받든지 계속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정책지원이나 민간 차원의 후원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바라는 내용이 있으면 이 자리를 빌려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황우석:감사합니다. 그 노벨상을 어떻게 하는지 저는 전혀 모릅니다. 그리고 그건 저의 목표도 아닙니다. 저는 만약 역사에 한 줄 기록된다면 참 과학도였다는 기록이 어느 가치보다도 저에게 소중한 재산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 부분에 대한 것은 그걸로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기왕 질문을 해주셨으니 이 자리에서 한두 가지 저의 소회와 에피소드를 말씀드릴까 합니다. 저는 이번 발표를 하고 나서 정말 과학은 여야가 없는 가치중립적인 것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여야 공히 저희를 격려해 주시고 성원해 주시기 위해 많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그저 자기 자식이 해놓은 것처럼 모두 같이 기뻐해주시고 제 손을 잡고 감동어린 진짜 눈물을 흘리시는 분을 많이 뵈었습니다. 새벽마다 찾아가는 동네 3,000원짜리 목욕탕에서 저와 함께 알몸 상태로 만난 동네 할아버님의 눈에서 흐르는 그 눈물에서 내가 내일 새벽에도 이 시간에 또 나와야겠다는 것을 느끼곤 했지요.

저는 이 자리에서 또 하나 정말 감사한, 국민 이외에 한 분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 오해는 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희가 이 첫 번째 줄기세포를 만들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넘겨서 과학적 검증과정을 밟는 가운데 대통령 내외분께서 저희 실험실을 찾아주셨습니다. 그 당시까지 우리 이 사안은 장관님도, 총장님도 모르시는 극비사항이었죠. 또 그것은 발표되기 전이었기에 그분들께 보여드릴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국가원수이시기에 저희가 이것을 보여드리고 소상히 설명드렸습니다. 그때 대통령께서 저한테 해주신 말씀은 정말 내가 대통령이 돼서 이처럼 가슴 뻐근하게 기쁜 날은 아마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는 표현을 해주셨죠.

그리고 저보고 하신 말씀은 대통령으로서 내가 당신과 당신의 연구팀에 어떤 지원을 해주면 좋겠느냐라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때 저는 대통령께 이런 말씀을 드렸지요. 이것은 장거리 경주입니다. 그리고 많은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성공 여부를 잘 알 수 없습니다. 아무리 빨리 된다 하더라도 대통령 임기 중에 어떤 결과가 안 나올 겁니다. 차라기 좀 더 빠른 결과를 볼 수 있는 데 하시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그분의 입에서는 내가 만약 20년, 30년 후 역사에 지금의 이 대한민국이 이만큼 먹고살 만하고, 노벨상이 나오는 국가가 됐고, 세계적으로 10위권 안에 당당히 들어가는 국가가 되고, 그 20~30년 전 노 아무개가 과학을 이해하고 거기에 조그만 지원을 시작한 대통령으로 기록된다면 다른 어느 가치보다도 자기가 가장 기쁘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으셨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여러 나라 기자들이 대통령과 당신 사이에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만 소개해 달라고 했을 때도 제가 언급하지 않았던 내용이었습니다. 그것은 국가원수와 한 시민과의 대화를 공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저의 고집 때문이었습니다. 오늘에서는 그분의 그때 말씀을 옮기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과정에서 정부나 사회 벤처의 지원은 이제 안 주셔도 됩니다.

저는 그동안 많은 성원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받은 것으로 나머지는 제가 이제 갚는 일만 남아 있죠. 저보다도 훨씬 성실성이 갖춰져 있고, 의지도 있고, 능력도 탁월한 많은 한국의 젊은 과학도들이 지금도 열악한 상태에서 연구실에서 밤을 지새우고 있습니다. 그분들께 정부의 배려가 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분들께 국민의 격려의 박수가 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노벨상을 탄다면 제가 아니라 바로 그분들이 마땅히 타야 되는 것으로 전 생각합니다. 


박방주:대단히 감명 깊은 에피소드였습니다.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성과가 발표되자 미국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금지정책과 풀어야 된다는 정치인들 간의 옥신각신하는 갈등이 빚어졌는데요, 과연 미국이 그런 연구를 금지하는 게, 전체를 금지하는 건 아닙니다만, 연방 지원을 안 하는 것이 우리가 계속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으니까 좋은 것인지, 아닌지 한번 여쭙고 싶고요, 또 하나는 미국의 지금 그런 갈등이 과연 부시 대통령이 허용하는 쪽으로 돌아설지, 우문입니다만, 예측을 한번 듣고 싶습니다. 


황우석:무릇 각국마다 정치적인 지표가 있을 수 있고, 정치 지도자는 나름대로 정책적 마인드가 있을 겁니다. 또 그 나라 국민의 정서나 문화와도 관련돼서 어떤 정책을 추구해 나가지 않겠습니까. 부시 대통령께서는 미국이라는 토양하에서 나름대로 훌륭하게 갖추신 그분 나름의 바탕하에서 정책을 하시는 걸로 믿고, 그분을 전반적인 측면에서 대단히 존경합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미국에 제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한국을 너무 동경합니다. 우리나라에 아예 보따리 싸 가지고 와서 같이 실험할 수 없겠느냐고 요청하기도 하지요. 저는 그분들이 그분들의 가족과 그분들의 신토불이의 모든 것이 맞는 미국에서 언젠간 아무 제약 없이 정해진 윤리적 바탕과 가이드라인하에서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그렇게 연구를 진작시킬 때 우리와 윈윈전략이 맞아떨어질 것입니다.

이것은 경쟁의 논리가 적용되어서는 안 되는 숭고한 영역이라고 봅니다. 누구든지 빨리 해서 지금 이 시간에도 한없이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에게, 그 가족들에게, 그 사회에 행복한 미소를 갖다 주는 것이 우리 전 인류의 소중한 가치라고 보지요.

저는 미국의 정책은 모르겠습니다. 이것을 허용하는 날이 오게 될지, 안 오게 될지 그것은 그분들의 판단이겠죠. 다만 다른 나라 연구팀이 연구를 해서 난치질병 환자가 벌떡 일어나서, 아까 우리 기념우표에서 보셨듯이 환희의 포옹을 하고 그분들이 사회에 커다란 공헌을 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그때는 어떠한 정치적 판단과 어떠한 종교적 논리가 이 한 장의 실화를 덮을 수 있겠는가 그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이은정:토론의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이신 분들도 느끼셨겠지만 황우석 교수님께서 인물도 좋으시고 말씀도 너무 잘하셔서 많은 사람들이 과학자가 아니고 탤런트나 정치인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합니다.

요즘 황우석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데요, 국회의원이나 시장에 나오시면 무조건 당선될 거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제가 알기로 현 정권 출범 시 교수님께서 과기부 장관 후보로 물망에 오르신 적이 있습니다. 당시 내심 도전해 보고 싶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맞으시죠? 지금 당장은 과학연구에 전념하셔야겠지만 앞으로 과학자 생활을 은퇴하신 후 정치를 해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오늘 답변은 모두 기록으로 남는 역사적인 기록이라는 걸 감안하시고 잘 생각하셔서 대답해 주시기 바랍니다.

황우석:저는 이은정 기자님을 7~8년 전에 뵈었을 때 아니 이렇게 잘생긴 분이 어떻게 기자를 하시나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말씀도 얼마나 조리 있고 명쾌하게 하시는지 미생물학과 출신 여성 과학도였다는 것을 전혀 감지하지 못할 정도였죠. 혹시 탤런트나 정치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했죠.

저는 정치하는 친구가 좀 있어요. 훌륭한, 존경하는 행정가들도 있습니다. 그분들을 보면서 사람이라는 건 저렇게 각자 나름대로의 능력을 타고나는 것이구나 깨닫곤 합니다. 제가 소나 돼지와 벗삼아 지내면서 그들과 대화하는 것은 다른 정치하시는 분들보다 조금 나을지 모릅니다. 또 현미경을 보면서 이 세포가 앞으로 의미 있게 되겠다, 이건 싹수가 틀렸다, 이걸 판단하는 건 제가 좀 나을지 모르죠. 하지만 그외의 능력이나 가치는 제가 도저히 그분들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을 이미 간파했습니다. 제가 남을 곳은 실험실이고, 제가 벗해야 될 것은 현미경이라는 것이 제 생각이지요.

그리고 저한테 과기부 장관 제안이 있었는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없었던 것 같기도 한데요, 그 뒤에 제가 깨달은 게 있습니다. 다른 장관님들 하시는 걸 뵈면서 아이쿠 정말 큰일날 뻔했구나. 내가 만약 저 자리에 갔으면 우리나라 정책 망가질 뻔했다. 저렇게 탁월하신 분들이 해야 되는 것을 왜 나한테 그런 얘기가 있었던가. 그러나 인재 선정과정이 너무나 잘돼서 결국 제가 그런 자리에 안 간 것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잘된 결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김철중:연이어서 부드러운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교수님은 언론을 대하는 감각이나 어려운 과학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인데요, 예컨대 배아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해서 4개의 문이 열리고 4개의 대립문이 열리고 사립문이 남고라든지, 무균돼지 연구를 문익점과 비유한다든지, 아주 일목요연하게 쉽게 하신대요. 그래서 언어의 마술사라는 칭호까지 나오고 있는데, 평소 기자들을 대하실 때 나름대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미리 준비하시는지, 아니면 언론에서 제목거리가 될 만한 것을 생각나면 메모해 두셨다가 적절하게 활용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황우석: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어눌한 편이에요, 말도 느리고. 성 회장님 그렇죠? 제가 오늘 오전 2시반에 잠이 들었습니다. 중요한 연구 진행상황이 있어서 미국에서 전화가 와서 그걸 상의하다가 결국 2시간밖에 못 자고 지금 나왔습니다. 오늘 여기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그 질문에 어떻게 답변해야 될지, 또 어느 자리에 갈 때 그 자리에 가서 내가 무슨 얘기를 해야 될지에 대해서는 아예 사전에 생각을 안 합니다. 그렇게 되면 너무 작위적이고 남의 이야기를 할 거 같아요.

그래서 혹시 그런 기회가 온다면 내 가슴속에 있는 소박한 가슴의 답변을 그 자리에서 하자, 그러다가 실수하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 아니냐는 것이 제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그동안 우리 언론인 여러분께서 저를 너무 잘 이끌어 주셨고, 보살펴주신 겁니다. 그래서 큰 우여곡절 없이 실험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런 측면에서 이 자리에 계신 모든 언론인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총 무:거의 마무리 수순 같은데, 아무래도 조금 빨리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아서 플로어에서 온 연구에 관계되는 질문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생명윤리에 관한 논란 자체가 좀 이른 감이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 황 교수의 연구가 궁극적으로 열매 맺기 위해서는, 천애의 고통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도 이런 생명윤리 문제 논쟁을 해결할 수 있는 실제적 제안을 가지고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 따라서 일단에서 배아줄기세포의 생명윤리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성체줄기세포배양법이 거론되고 있는데 교수님은 이 방법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요? 이런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황우석:예, 아주 귀한 질문이십니다. 성체줄기세포가 가지고 있는 미래 잠재성은 상당히 큽니다. 저는 이 분야 연구를 직접 하지 않기 때문에 전문가처럼 잘 설파할 능력도, 그런 경험도 없습니다.

일반적인 판단에 의하면 미래에 큰 역할을 할 부분이 이 성체줄기세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성체줄기세포가 가지고 있는 치명적 단점 또한 동시에 공존합니다. 성체줄기세포만 가지고 연구했을 때 줄기세포가 갖는 미래의 개척 영역에 절반 정도를 차지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그래서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가 가지고 있는 양 측면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상보적 관계로서 이해해야 마땅할 것이고, 이런 측면에서 지금 정부에서도 대개 이 양 측면을 골고루 지원하는 정책을 수립해서 잘하고 계십니다. 이런 정책적 기조가 앞으로도 한쪽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균형을 찾아서 계속 가기를 희망합니다.


총 무:두어 가지 질문을 하고 마치겠습니다. 


이기수:제가 한번 끼어들어 보겠습니다. 교수님한테 조금 아픈 질문이 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한데요, 그래서 좀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감히 여쭙겠습니다.

이번에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의 공동연구 저자를 보면 무려 25명이나 됩니다. 지금 이 자리에도 많은 연구원이 오셨고요. 제가 과문한 탓인지, 공동연구 저자가 수십 명에 가까운 이렇게 많은 논문은 많이 보질 못했습니다. 10명 넘기도 쉽지 않았던 것처럼 기억되는데요, 그러다 보니까 세튼 교수가 공동책임연구 저자로 되어 있는데, 세튼 교수처럼 실질적인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분도 좀 눈에 띄는 거 같습니다. 혹시 공동연구 저자를 올리시는 데 사이언스에 논문을 쉽게 발표하기 위한 어떤 정치적인 고려를 하신 건 아닌지 좀 궁금합니다. 거기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황우석:사실 이 질문이 꼭 나와주길 바랐던 걸 지금 이 기자님께서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 연구의 공동저자가 25분입니다. 이 중에서 실제 실험에 관여하신 분은 절반 정도 되지요. 나머지는 이 실험을 위해서 주위에서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이 필요합니다. 그분들의 역할은 현미경하에서 피펫을 가지고 하는 것보다 결코 작지 않습니다. 특히 세튼 박사님은 아마 우리 공동연구팀 절반보다 더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매일 단 하루도 빼지 않고 그분과는 서너 차례 이메일이 오가고, 전화를 한두 차례 장시간씩 하게 됩니다.

저는 새벽 6시에 예외 없이 줄기세포를 현미경으로 봅니다. 그것을 바로 사진을 찍어서 실시간으로 세튼 박사한테 보냅니다. 그러면 거기는 오후 5시입니다. 그 양반이 이메일로 저희가 보낸 줄기세포를 보면서 이 부분이 좀 부족한 거 같다, 배양용액 중에 이것을, 또 조건 중에 이것을 이런 방향으로 디벨로프시키는 게 어떻겠냐. 그리고 제가 어떤 위기에 봉착했을 때 그분은 피를 나눈 형제와 똑같이 저에게 길을 열어 주십니다.

이 기자님 아시다시피 사이언스에 이 논문이 나갔을 때 유수한 국제저널측에서 저한테 이메일이 왔습니다. 이 정도 논문을 왜 우리한테는 안 주는가. 우리에게 기회를 줬으면 우리가 최고대우를 했을 텐데 왜 안주었는가. 당신이 서브미션을 하는 저널의 선택요소가 뭔지 알고 싶다. 그리고 다음에 혹시 또 기회가 있다면 우리에게도 그 기회를 배려해 달라고 요청하는 사안이 왔었죠.

이걸 사이언스에 맛보기로 보여드렸을 때 그쪽의 반응은 익스트라 오디너리 프로세스를 하겠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정말로 익스트라 오디너리가 한국에 왔습니다. 보통 두 사람의 리뷰어가 이번엔 5명이 붙었죠. 여러분 아시다시피 일리비전은 이 과학적 전개과정에서 이 결과에서 어떤 하자가 있는지 밝혀내는 겁니다. 그래서 여기에 대해 보안을 요구하고 최종적인 억셉트 여부를 결정하죠. 다섯 분의 코멘트가 모두 한 분도 예외 없이 이것은 그레이트 석세스, 판타스틱이었습니다. 따라서 세튼 박사님의 정치적인 역량으로 사이언스의 문을 두드려야 될 정도로 우리 논문의 비중이 작지 않았었죠. 최소한 이번에는 그런 고려 없이….


이기수:같은 맥락에서 보충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더욱 조심스러운 질문이긴 한데요,  박기영 보좌관의 역할에 대해 말씀 좀 해주십시오. 너무 논문과 관계해서요.


황우석:이번 논문에는 박 보좌관님은 공동저자가 아닙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박 보좌관님께서는 누구 못지않게 저에게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지난번 제1차 사이언스 논문에는 본인이 그토록 반대하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모셨었습니다. 그 이유는 뭐냐. 박 보좌관님은 이미 5년 전부터 저의 공동연구팀이었습니다. 새벽같이 저와 같이 농장을 방문해서 돼지 실험에 같이 참여하셨고, 소가 태어나는 현장에서 같이 소를 닦아 주셨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세부연구 책임자로서의 박기영 박사님의 역할은 바로 우리가 이 실험과정에서 그 결과에서 야기될 수 있는 사회적 판단과 가치였습니다. 저희는 그것을 판단할 능력이 없었기에 제가 이미 5년 전부터 당시 순천대학교 교수님이시던 박기영 박사님을 저희 연구팀에 세부책임자로 모셨습니다. 그 당시는 노무현 대통령께서 대통령이 될지도 몰랐고, 우리 박기영 박사님은 노무현 대통령과 아무런 관계도 없었습니다.

제1차 논문이 완성됐을 때 박 보좌관님은 청와대와 아무 관계가 없는 국립대학 교수 신분이었죠. 그 상태에서 공동저자로서 당연히 제가 모셨습니다. 공동연구팀원이었기 때문에 그랬는데, 최종 억셉트가 결정된 시점에서는 청와대 보좌관으로 가셨습니다. 본인이 내 입장이 이렇게 난처하니 비록 예전부터 프로세스가 진행되어 왔다손 치더라도 이름을 빼달라고 하셨지만 제가 그랬습니다. 이 논문은 청와대 박기영 과학기술보좌관으로서 한 것이 아니고 순천대 교수 박기영 박사님으로 참여하신 논문이기 때문에 연구책임자인 제가 당연히 모셔야겠다고 오히려 빼달라는 걸 거절했습니다.

세상에는 있는 그대로를 봐주는 아름다운 시선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남이 잘됐을 때 같이 박수를 보내고 같이 기쁨을 나누는 동료의식도 필요한 게 아닌가. 우리 과학자들이 배고픈 건 잘 참으십니다. 그동안 수십년간 배고픈 걸 잘 견뎌오셨죠.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배아픈 걸 못 참는 그런 기운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제는 우리가 그것조차 딛고 일어나서 미래를 향해서 같이 나누면서 같이 상존하는 아름다운 과학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총 무:누가 마무리 질문 하시겠습니까?


박방주:무균돼지를 세계 최초로 복제하셨는데요, 무균돼지를 복제할 때 생살을 몰래 들여왔다고 여러 강연에서 소개하셨습니다. 그 몰래 하는 의미는 안해야 되는 걸 했다는 의미도 약간 내포되어 있는데, 혹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우리 아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황 교수님 연구실에 들어가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지만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이렇게 몰래 들여와도 되느냐, 이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입니다. 혹시 그런 문제에 관해서 생각해 보셨습니까?


황우석:잘 아시다시피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아무도 몰래 들여올 수는 없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 세포를 떼어준 조직이 있고, 과학자분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가져간다는 걸 다 알았죠. 그리고 그 대학에서도 알았습니다. 그 이후에 저희가 23두를 종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유상으로 들여왔어요. 모든 절차를 밟고 들여오고, 그 당시 제가 공식적으로 과거에 미국측하고 협의하에 이렇게 들여왔다고 껄껄 웃고 지나갔죠. 

그러니까 거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지, 도덕적으로 그 과정이 무시되어도 좋다는 건 아닙니다. 그 과정 또한 그렇게 비윤리적으로 또는 부도덕하게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이 씨앗을 주신 김윤범 선생님께서 마침 한국에 와 계시기에 제가 점심을 모시기로 약속했습니다.


총 무:원래 이 회의장은 대통령후보 토론회가 열리는 자리이고, 보통은 이 방에서 안 열리는데 오늘 참석하는 분이 많아서 방을 옮겼습니다만, 이렇게 토론하다 보니까 이상하게 정치적인 색깔이 많은 토론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아마 과학적인, 의학적인 전문성을 가지고 토론했더라면 아마 이해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 생각도 듭니다. 

이번 토론회에 기꺼이 참석해주신 황 교수님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다시 한번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해서 저희 관훈토론회가 다시 한번 박사님을 모시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박수) 박사님께 기념패를 드리겠습니다.


이재우:기념패 문안을 읽어드리겠습니다. 기념패.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 관훈클럽은 귀하를 초청연사로 모신 가운데 유익한 대화와 토론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귀하와 함께한 소중한 이 자리는 48년을 이어온 관훈클럽의 전통과 더불어 길이 기억될 것입니다. 2005년 6월 7일 관훈클럽 총무 박정찬.(박수) 이상으로 토론회를 모두 마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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