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론조사의 역설을 직시해야 할 때
조사 현장과 여론조사 전문기자로 일했던 경륜으로 파헤친
여론조사의 민낯과 진지한 성찰
우리가 알고 있는 여론조사란 무엇인가. 우리의 여론조사는 여론을 알아내기에 적합하고 유용한 방법을 제공하고 있는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당선자를 잘 예측할 수 있는 예리한 칼이나 창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선거든 초박빙 상황마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미래를 내다보는 수정 구슬' 일 수 있을까.
여론조사 응답자는 연구자 혹은 조사기관이 언젠가 잡아먹기 위해 어장에 가두어 둔 물고기 처지에 가깝다. 어쩌면 그들 중 상당수를 이미 먹어 치웠을지도 모른다. 오늘 우리 여론조사에 응답하고 있는 사람 다수가 사실은 어제까지의 조사에서 반복적으로 응답했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예측은 성공할 수 있지만 실패할 수도 있다. 후자로 귀결될 경우, 실패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구조사는 물론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경우 실망과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사전 여론조사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집착에 비하면, 선거 이후 차갑게 식어 버리는 관심과 냉대가 낯설다 못해 신기할 정도다.